어찌나 좋든지, 어찌나 좋던지 어느 것이 옳은 표현입니까?
'어찌나 좋던지'가 바릅니다. '던지'는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그것을 뒤 절의 사실이나 판단과 관련시키는데 쓰는 연결 어미입니다.
예) 얼마나 춥던지 손이 곱아 펴지지 않았다. 아이가 얼마나 밥을 많이 먹던지 배탈 날까 걱정이 되었다. 동생도 놀이가 재미있었던지 더 엄마를 찾지 않았다.
'든지'는 어느 것이 선택되어도 차이가 없는 둘 이상의 일을 나열함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쓰이거나 나열된 동작이나 상태, 대상들 중에서 어느 것이든 선택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로 쓰입니다.
예) 보조사 : 사과든지 배든지 다 좋다. 함께든지 혼자서든지 잘 놀면 되었지. 연결 어미 : 집에 가든지 학교에 가든지 해라. 계속 가든지 여기서 있다가 굶어 죽든지 네가 결정해라.
든과 던의 용법이?
'-던'은 용언의 어간이나 시제의 '-았/었', '겠' 밑에 쓰여 지난 일을 돌이키거나, 그 돌이킨 사실의 지속을 뜻하는 관형사형 전성 어미입니다.
예) 며칠간 계속되던 장마가 걷고 오랜만에 햇빛이 들었다. 고단하게 되던 일이 차츰 풀리다. 십팔 세가 되던 해 그는 고을 사또의 추천을 받고 과장에 나갔다.
<유현종, 들불> 부모님께서 결혼하신 지 30주년이 되던 해였다.' -든(지)'은 용언의 어간이나 높임의 '-시-' 밑에 쓰여 선택이나 조건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입니다.
예) 신의 종복이 되든지 그렇잖으면 반역아로 낙인 받아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다.
<유치환, 나는 고독하지 않다> 그는 남이야 어떻게 되든 자신의 순리만 추구한다. 성패야 어찌 되든 좌우지간에 유감이나 없게 최선을 다해 볼 작정이었다.
<윤흥길, 묵시의 바다> 그는 번 돈이 얼마가 되든 모두 저축하였다.
가령, 과거에 경험한 일을 회상하는 장면이라면 '얼마나 많이 먹던지 그만 혼자 나와버렸어요'처럼 쓰고, 선택이나 조건을 나타내는 장면이라면 '먹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세요'처럼 쓰면 됩니다.
출처 우리말 배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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