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이 낯선가요?
이 새로운 세계관의 낯섦이 어느 결에 사라졌을 때 사람들은 그가 인류의 오랜 미몽을 깨우고 자신들의 사고와 문명에 빛을 던진 예언자임을 알았다. [한국일보 02.03.13]
자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부정하고자 노력하는 키퍼의 작품에서 ‘낯섦’과 ‘낯설지 않음’은 하나의 동의어다. [동아일보 02.01.18]
두 사람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특사파견에서 핫라인을 유지할 만큼 깊은 속내를 주고받는 사이여서 낯설음(→낯섦)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국민일보 02.04.03]
이들 책의 공통점은 ‘낯설음(→낯섦)’과 ‘신기함’이다. [동아일보 02.03.01]
우리말 바루기 163 - 낯설음/거칠음(?)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그래서 맞는 것이라고 착각하기 쉬운 단어들이 있습니다.
"불원간에 닥쳐올 앞날의 낯설음에 대한 두려움." "노지심의 거칠음은 성급한 성질이 빚어내는 것이다." "눈 주위 피부의 거칠음을 방지해 줍니다."
위 예문에 등장하는 `낯설음`과 `거칠음`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잘못 쓴 것입니다. 이 단어들은 `낯섦`과 `거칢`으로 써야 합니다. 이들은 형용사인 `낯설다`와 `거칠다`를 명사 구실을 하게 만든 것인데 이와 같은 것을 명사형이라고 합니다.
받침 없는 말이나 ㄹ 받침을 가진 말 다음에는 `음`이 아니라 `ㅁ`을 붙여서 명사형을 만듭니다. "엄벌에 처함이 옳다"에서 `처하다`의 어간 `처하-`는 받침 없이 끝나므로 명사형은 `ㅁ`을 붙여 `처함`이 됩니다. `낯설다`와 `거칠다`의 경우는 어간이 ㄹ 받침으로 끝나기 때문에 `낯설음` `거칠음`이 아니라 `낯섦` `거칢`으로 써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줄다`의 명사형은 `줆`이 됩니다.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어간 다음에는 `음`을 붙여 명사형을 만듭니다. 예를 들면 "재산의 많음과 적음에 따라 사람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의 `많음` `적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그 밖에 `기`를 붙여서 명사형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가 오기 전에 빨리 가야겠다" "이 창문은 열기가 어렵다" "신용이 없으면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다"의 `오기` `열기` `빌리기` 같은 경우입니다.
2003/10/2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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