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이야기 271

[우리말 이야기] '따 논 당상'이 아니라 '따 놓은 당상'이에요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따 논 당상'이 아니라 '따 놓은 당상'이에요 “남의 잔치에 감 놔라 배 놔라 한다”라는 말을 흔히 쓴다. 남의 일에 공연히 간섭하고 나서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우리 속담이다.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이런 경향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우승은 따 논 당상”이라고도 한다.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이 없음을 나타낼 때 하는 말이다. 두 속담에 쓰인 ‘놔라/논’은 모두 기본형 ‘놓다’에서 온 말이다. ‘놓다’는 규칙활용…‘논’으로 줄지 않아 그런데 ‘놔라/논’ 형태를 보기에 따라 좀 낯설게 느끼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놓아라/놓은’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놓아라’는 ‘놔라’로 줄여 쓸 수 있지만, ‘놓은’은 ‘논’으로 줄..

우리말 이야기 2022.01.27

[우리말 이야기] '~되다'를 '~하다'로 바꿔 쓰면 힘이 생겨요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되다'를 '~하다'로 바꿔 쓰면 힘이 생겨요 글쓰기에서 피동형을 조심하라는 얘기는 늘 있어 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피동형 남발이 없어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피동을 써야 할 때와 쓰지 말아야 할 때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쓰지 말아야 할 때’라는 것은 ‘-하다’형으로 써야 할 데를 불필요하게 ‘-되다’형으로 쓴 경우를 말한다. 잘못된 글쓰기 습관 탓이다. 피동형 남발이 우리말 표현 왜곡시켜 “프랑스에서도 (자동차) 2만3500대에 리콜이 이뤄진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업투자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미국 경제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가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일본의 야스카와전기 등을 유치하면서 로봇산업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로봇기업 유치에 ..

우리말 이야기 2022.01.26

[우리말 이야기] ‘애끊는’ 마음과 ‘애끓는’ 마음

[우리말 바루기] ‘애끊는’ 마음과 ‘애끓는’ 마음 ​간혹 ‘애끊는’ 마음이 맞는지, ‘애끓는’ 마음이 맞는지 문의해 오는 독자가 있다. 이처럼 둘 중 하나를 잘못된 표현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애끊다’와 ‘애끓다’는 각각 다른 의미를 지닌 단어이므로 문맥에 따라 골라 써야 한다. ​‘애’는 ‘창자’의 옛말이다. ‘애끊다’는 ‘창자가 끊어지는 것과 같은 슬픔’을, ‘애끓다’는 ‘창자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안타까움’을 나타낼 때 쓴다. 다시 말해 ‘애끊다’는 슬픔이 극한에 이른 경우, ‘애끓다’는 걱정·분노·원망 등으로 속이 부글부글 끓는 듯한 상태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새끼를 잃은 어미 새의 애끊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에서와 같이 ‘슬픔’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애끊다’를, “집 나간 자식을 ..

우리말 이야기 2022.01.25

[우리말 이야기] 다만, 한자어라고 하더라도 ‘庫間, 貰房, 數字, 車間, 退間, 回數’의 여섯 낱말은 예외로 사이시옷을 받쳐 ‘곳간, 셋방, 숫자, 찻간, 툇간, 횟수’라고 적는다

프로스펙스에서는 요즘 전문 워킹화를 내놓고 주요 신문에 연일 전면 광고를 싣고 있다. 이 누리사랑방의 ‘걸어 볼까’ 코너를 봐도 알겠지만 기자도 걷기를 좋아한다. 자연스레 이 광고가 실린 첫날부터 눈길을 주게 됐다. 첫날 이 광고를 본 순간 ‘옳거니, 좋은 사례가 실렸구나’ 했다. ​ 그런데 5월 14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광고에서와는 달리 이튿날인 15일자 다른 신문들에 실린 광고에서는 문제의 낱말을 고쳤다. 14일자에선 ‘워킹에 적합한 뒷꿈치의 30도 접지각’이라고 표현했는데 15일자에선 ‘워킹에 적합한 뒤꿈치의 30도 접지각’이라고 고쳤다. ​ ‘뒷꿈치’는 프로스펙스가 고친 것처럼 ‘뒤꿈치’라고 하는 것이 맞다. 이건 사이시옷과 관련한 것이다. 사이시옷은 언제 받쳐 적느냐는 것은 쉽게 알기 어렵다. ..

우리말 이야기 2022.01.22

[우리말 이야기] 얼굴의 ‘붓기’를 못 빼는 이유

[우리말 바루기] 얼굴의 ‘붓기’를 못 빼는 이유 아침마다 얼굴이나 다리가 부어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몸이 자꾸 붓는다는 것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다는 표시라고 한다. 부종은 외관상 보기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건강의 이상 신호라는 점에서 예방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인터넷에는 부종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언급하는 글이 많다. 그 가운데는 “아침마다 붓는 얼굴, 붓기 빼는 법” “다리 붓기에 효과적인 마사지를 소개합니다” 등에서와 같이 부종으로 인해 부어 있는 상태를 가리킬 때 ‘붓기’라는 말을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의 ‘붓기’는 ‘부기(浮氣)’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른다는 의미의 단어가 ‘붓다’이다 보니 부어오른 상태를 표현할 때도 ‘붓다..

우리말 이야기 2022.01.22

[우리말 이야기] 이와 히 구분 좀 해주세요

이와 히 구분 좀 해주세요 ​ 안녕하세요? 운영자님! 여기저기 홈 구경다니다가 우리말에 대한 이 홈페이지가 눈에 들어와 이렇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이"와 "히"구분은 어떻게 하죠? 예) 깨끗이,조용히... 둘째, "안"과 "않"구분은 어떻게 하는지요? 예) 않겠다(?). 안겠다(?)평소에 궁금한 거 였는데 속시원히 알고 싶습니다. ​ 우리말 배움터에 부사화 접미사 '이'와 '히'를 구분하는 방법과 부정 표현 '안'과 '않'의 차이에 대한 글이 있습니다. 그 글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와 '히'의 구분. 부사화 접미사 '이'와 '히'는 흔히 발음으로 구분합니다.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우리말 이야기 2022.01.20

[우리말 이야기] ‘한참때’는 어떤 때?

[우리말 바루기] ‘한참때’는 어떤 때? 나이가 들면 미래 기억에 할애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과거 기억을 회상하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한참때는 힘깨나 썼지!”와 같이 과거 일을 자꾸 얘기하는 건 정신적 노화의 증거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위에서 얘기하는 ‘한참때’는 어떤 시기를 의미할까. 위에서는 기운이나 의욕이 가장 왕성했던 시기를 나타내는 말로 ‘한참때’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한창때’가 바른말이다. ‘한창때’를 ‘한참때’라고 잘못 쓰는 이유는 ‘한창’과 ‘한참’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고, 가장 활기차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를 이르는 단어는 ‘한창’이다. “한창 붐빌 시간인데도 손님이 별로 없었다”처럼 쓰인다. ‘한창’은 “코스모스가 한창 곱..

우리말 이야기 2022.01.18

[우리말 이야기] 사이시옷 정리

[이진원 기자의 바른말 광] 사이시옷 정리 ​ 사이시옷은 누구에게나 골칫거리지만 규정을 잘 알고 눈으로 익히며 외우는 수밖에 별 뾰족한 길이 없다. ​ 사이시옷이 붙는 환경은 순 우리말 합성어에서 3가지, 순 우리말+한자어 합성어에서 3가지,한자어에서 1가지로 모두 7가지다. ​ '순 우리말+순 우리말' 합성어 중에서 3가지는 (1)뒷말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냇가,햇볕) (2)뒷말 첫소리 'ㄴ,ㅁ' 앞에서 'ㄴ'소리가 덧나거나(아랫니, 잇몸) (3)뒷말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소리가 덧날 때(뒷일, 깻잎)이다. ​ '순 우리말+한자어' 합성어에서 3가지는 (4)뒷말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콧병, 햇수) (5)뒷말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소리가 덧나거나(곗날, 툇마루) (6)뒷말 첫소리 ..

우리말 이야기 2022.01.16

[우리말 이야기] ‘잘 못하는’과 ‘잘못하는’의 차이

[우리말 바루기] ‘잘 못하는’과 ‘잘못하는’의 차이 “술을 잘 못하는 것도 죄가 되나요? 대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네요.” 회식 자리에서 술 마시길 강요당한 신입 사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의 일부다. 여기에는 ‘잘 못하는’과 ‘잘못했는지’가 나온다. 둘은 비슷하지만 띄어쓰기가 다르고 의미에도 차이가 있다. 우선 ‘잘못하다’는 한 단어로, 틀리거나 그릇되게 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셈을 잘못해 손해를 보다”와 같은 경우다. “보관을 잘못해 생선이 상했다”에서처럼 적당하지 않게 하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주로 ‘잘못하면’ 형태로 쓰여 “까딱 잘못하면 누명을 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라”에서처럼 일이 어그러지다, 올바르게 행동하지 ..

우리말 이야기 2022.01.13

[우리말 이야기] 자세한 얘기는 있다가 하자고?

[우리말 바루기] 자세한 얘기는 있다가 하자고? 남성은 대체로 체계화를 잘하고 여성은 의사소통과 공감 능력이 발달했다. 여자들이 만나서 장시간 수다를 떠는 것도 모자라 “자세한 얘기는 이따가 통화하자”며 헤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세한 얘기는 이따가 통화하자”를 문자로 보낼 때 ‘이따가’를 ‘있다가’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있다’란 말이 있으니 ‘있다가’가 맞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라는 의미의 부사 ‘이따가’가 와야 자연스럽다. ‘이따가’ 뒤에는 꾸밈을 받는 서술어가 온다. “있다가 인사동 찻집에서 만나” “운전 중인데 있다가 전화하면 안 될까?” “손님이 있다가 또 들른다고 했어요”와 같이 쓰면 안 된다. 모두 ‘이따가’로 고쳐야 한다. ‘이따가’도 어원적인 ..

우리말 이야기 2022.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