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 문계봉 이제 이곳은 겨울, 몇 사발의 그리움과 서너 개의 소문들로 견뎌야 하는 계절 이미 들판 여기저기선 불이 오르고 창문마다 방풍(防風) 비닐이 쳐졌는데도 겨울은 선뜻 마을로 들어와 가난한 살림들을 위협하지 않는다 아는 것일까 12월 떠날 것들 이미 다 떠나고 이곳엔 살 부비는 사랑만이 남아 있음을 하지만 무엇인가 이 마음, 모든 것들이 숙면을 준비하며 분주한 이때 자꾸만 돌아보며 흔들리는 마음, 새해가 오고 다시 싸락눈 뿌리며 최후로 겨울이 떠난다 해도 잘 가라 손짓하지 못하고 머뭇거릴 이 마음은. -『너무 늦은 연서』(문계봉, 실천문학사, 2017)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1840-93) ‘사계’The Seasons, Op. 37a (Roy..